"술독이 된 스님"
한 시골 부인이 인근 절에 불공을 드리러 다니다가...
스님과 가까워져, 남편 몰래 자주 만나 정을 통하며 즐겼다.
하루는 남편이 멀리 친척 집에 간 사이에,
평소 정을 통하던 이 스님을 집으로 불러들여
안방에서 옷을 벗고 바야흐로 정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이 때 갑자기 문밖에서 남편의 기침 소리가 들렸다.
남편이 예상보다 빨리 돌아온 것이었다.
그래서 부인과 스님은 창졸간에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서,
곧 스님을 아랫목에 앉히고 이불로싸서
금방 담가 놓은 술독처럼 꾸며 놓았다.
방으로 들어온 남편이 방안을 둘러보고는
아랫목에 이불로 둘러싸인 것이 있으니까
그것을 가리키면서 물었다.
"여보! 저게 무어요? 왜 이불이 방바닥에 있어요?"
"아 예, 여보! 당신이 돌아오면 술을 찾을 것 같아
오늘 아침에 담가 놓은 술이랍니다.
한참 동안 싸두어야 합니다."
남편의 물음에 아내는 조금 전에 담근 술독이라 대답하고,
아직 덜 익었으니 손대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남편은 덜 익은 술이라도 좀 떠서 마시겠다고
하면서 싸놓은 이불을 벗기려 했다.
아내가 기겁을 하고 달라들어 말리자,
남편은 더욱더 우기면서 아내를 밀치고 기어이 이불을 벗겨버렸다.
그 순간 알몸의 스님이 뎅그러니 나타났다.
"아니! 술독이 아니잖아?? 이건 알중놈인데...."
남편이 곧 스님을 뜰로 끌어내어 매를 치니,
스님은 아프다는 소리도 못하고 계속하여,
"연연 감감 산산(年年甘甘酸酸)연연 감감 산산."
하면서 술이 끓어오르는 소리만 흉내내는 것이었다.
이 때 아내가 달려와 스님을 가로막고
때리지 못하게 말리면서 말했다.
"여보, 오늘은 따로 좋은 술을 준비해 두었으니
함께 한잔 마시고 취하지 않으시렵니까?"
이러면서 남편의 팔을 잡아끄니,
남편은 더욱 화를 내며 스님은 놓아둔 채 아내를 마구 때렸다.
그러는 사이에 스님은 빠져나가 도망갔고,
아내 또한 부엌으로 피해 달아나 숨었다
(세상 사람들이) - 인평대군
세상 사람들이 입들만 성하여서
제 허물 전혀 잊고 남의 흉 보는 괴야
남의 흉 보거라 말고 제 허물을 고치고저
세상 사람들이 입들만 살아서
자기의 잘못은 다 잊어버리고 남의 흉을 보는구나
남의 흉을 보기 전에 자기의 잘못을 먼저 고쳤으면 좋겠구나
* 주제 ; 사람들이 자신의 말과 행동을 조심할 것을 일깨워 줌.
* 인평대군 (1622-1658) ; 효종 임금의 동생, 청나라와의 외교에 공이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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