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요리

내륙의 섬 경북 영양서 만든 ‘영양만점’ 생고등어 육개장

해피y 2019. 2. 17. 21:33
내륙의 섬 경북 영양서 만든 ‘영양만점’ 생고등어 육개장
 만들었다. 몇몇 경상도 내륙지방에서 먹는 요리인데,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우연한 계기로 아이디어가 되었다. 영양 장날, 시내에 깔린 생선 좌판에 고등어가 흔한 게 아닌가. 그것도 서울에서 볼 수 없을 만큼 싱싱한 상태였다. ‘경상도 내륙=간고등어’의 공식 아닌가. 알고 보니 영양은 울진·영덕 등 항구와 가까워서 예부터 생고등어를 먹어왔다는 것이다.
옛날, 고등어가 바닷가에서 실려서 영양으로 올 때까지는 생고등어로 팔았다. 영양에서 험준한 산을 넘어 임하에 이르면 고등어가 상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임하부터는 소금을 쳐 간고등어가 됐다. 최종 목적지인 안동과 영주는 당연히 간고등어의 명물 지역이 되었다. 이런 사연으로 영양의 생고등어를 써서 육개장을 만들었다. 고등어와 대파의 수확 시기는 대체로 비슷하다. 맛이 최고로 오른 겨울 대파와 고등어뼈로 육수를 내고, 살을 찢어 넣어 고명을 냈다. 고추기름을 뽑아 얼큰하게 만들었더니 이 또한 별미가 됐다.
 
영양에서 난 온갖 나물과 생고등어를 넣고 끓인 생고등어육개장. [사진 김하영]
영양 같은 산간 오지에서는 그저 나물과 향토 산물로 식사하기를 즐기는 줄만 안다. 외부 시선이 그렇다. 그러나 오지일수록 현대의 유행 음식에 소외되어 있다. 이를테면 피자와 치킨, 스파게티 같은 것들이다. 젊은이도 거의 없고 인구가 적어 이런 요리를 취급하는 가게가 아주 드물다.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도 마찬가지다. 매 끼니 나물 정식을 먹을 수는 없다. 도시의 음식이 의외로 지역에서 크게 인기가 있는 것도 위에 든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피자도 만들어보기로 했다. 영양은 버섯이 좋다. 먹버섯은 식감도 좋고 색깔도 검어서 이채롭다. 이것을 다른 재료와 섞어 피자의 토핑으로 마감했더니 아주 멋지고 유니크한 고급 피자가 되었다.
영양까지 가는 길은 여전히 멀다. 더 빨리 갈 방법은 요원한 일이다. 대신, 얻는 것이 있다. 자연에 더 가까이 존재하는 천혜의 환경이다. 여기에 맛있는 명물 음식까지 더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나물을 얹은 먹버섯 피자. 영양은 험준한 산악에서 좋은 자연 버섯이 많이 생산된다. [사진 김하영]

박찬일 음식칼럼니스트 chanilpark@naver.com
글 잘 쓰는 요리사. ‘로칸다 몽로’ ‘광화문 국밥’ 등을 운영하며 음식 관련 글도 꾸준히 쓰고 있다. 본인은 ‘한국 식재료로 서양요리 만드는 붐을 일으킨 주인공’으로 불리는 걸 제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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