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중 1~2명 겪어
누군가 큰 소리로 떠들면 "조용히 해, 고막 찢어지겠어"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관용적인 말이지만 실제로 고막이 찢어질 수 있다. 정식 명칭으로 '고막천공'이라 한다. 노원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안용휘 교수는 "고막천공은 의외로 일상 중 뜻하지 않게 발생한다"며 "면봉을 깊숙이 넣어 귀지를 파거나 코를 힘껏 풀 때, 갑작스럽게 큰 소음을 들을 때, 손바닥이나 주먹 또는 단단한 물체에 의해 충격을 받을 때에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급성 중이염 등 급성기 염증으로 인해 고막천공이 생길 수도 있다. 고막천공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Q. 고막천공, 얼마나 자주 발생하나?
안용휘 교수는 "이비인후과 외래에서도 귀 진찰 중 고막천공이 관찰되는 환자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고막천공 유병률이 1.6%로 나타났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 국민 100명 중 1~2명에게서 고막천공이 발견된다는 뜻이다. 고막은 외이와 중이의 경계에 위치하는데 직경 약 9mm, 두께 0.1mm의 타원형 모양의 얇은 막이다. 중이에 대한 방어벽이 되기도 하고, 음파를 진동시켜 이소골에 소리를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고막에 천공이 생기면 통증, 출혈, 청력 저하, 이명, 어지러움을 일으킬 수 있다.
Q. 외상으로 인한 고막천공도 많은가?
일상생활을 하다가 외상으로 인한 고막천공 또는 고막손상을 겪는 사례가 의외로 많다. 외상성 고막천공은 고막에 직접 손상을 주거나 외이도나 중이에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가 생기며 고막천공이 발생한 경우다. ▲머리핀이나 귀이개, 면봉 등으로 귀를 후비다가 실수로 고막을 직접 건드린 경우 ▲손으로 귀를 맞았거나 ▲현장에서 큰 폭발음을 들었거나 ▲외이도에 갑작스러운 기압 변화가 생겼거나 ▲코를 힘껏 푼 경우 이관을 통해서도 고막에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외상성 고막천공은 염증이 동반되지 않으면 고막의 자연 재생능력에 의해 치유된다. 한 달 이내에 대부분 뚫어진 고막이 막히지만 천공이 심한 경우나 이차적 감염증이 동반됐다면 자연치유가 힘들 수 있다.
Q. 고막의 자연 치유 도우려면?
고막은 하루에 약 0.05mm씩 재생되며 자연적으로 손상이 회복된다. 다만, 그 기간 중 외이도가 감염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상된 고막과 외이도가 오염되어 있다면 깨끗이 해줘야 하는데, 이때 귀를 세척하거나 점이약(귀약)을 넣으면 안 되고, 이차감염 예방을 위한 항생제 투여가 필요하다. 증상에 따라 삼염화초산(trichloroacetic acid) 등으로 천공 부위를 부식시켜 고막 재생을 촉진시키기도 하고, 이명(귀 울림)이나 난청이 심한 경우 인조 고막을 천공 부위에 대주어 증상을 완화시켜 고막 재생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모든 과정에서 이차감염을 주의해야 하며, 수개월이 지나도 천공된 고막이 완전히 재생되지 않으면 고막성형술을 고려한다.
Q. 수술(고막성형술)이 필요한 경우는?
2개월 이상 고막천공이 이어진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더불어 다음과 같은 특수한 경우에도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고막천공이 고막이완부에 있거나 50% 이상 찢어진 대천공일 때 ▲이소골연결의 손상이 있는 경우 ▲외림프 유출의 징후가 있을 때 ▲중이강 내 이물질이 들어 있는 경우다. 천공된 부분을 메우기 위해서는 귀 주변에서 지방, 근막이나 연골막 등을 조금 떼어내어 이식에 사용한다. 수술은 대개 귓구멍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흉터가 남지 않는다. 간혹 천공 위치나 외이도 형태에 따라 귓바퀴 뒤쪽에 절개를 하고 수술하는 경우도 있지만, 귀 뒤쪽이라 흉터가 잘 보이지 않는다. 수술 후 잠시 어지러울 수 있으나 금방 회복되며, 일상생활도 가능하다.
Q. 수술 후 주의사항은?
개인차는 있으나 대부분 당일 또는 하루 입원 후에 퇴원한다. 퇴원 시에는 운전이나 심한 운동은 피하고 집에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 수술 후 어지럼이나 구토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회복된다. 수술 후 사우나, 대중목욕탕 출입은 피하고 수영도 의사와 상담 후 진행해야 한다. 수술 후 한 달 정도는 비행기 탑승이나 고지대에 오르는 것은 피한다. 기침도 가능하면 피하고 하품을 할 때도 입을 크게 벌려서 하는 게 좋다. 코를 세게 풀지 말고, 감기에 걸려 콧물이 많을 때는 목 뒤로 넘겨 가래로 뱉어내는 게 좋다.
Q. 고막천공 예방법은?
일상생활 중 면봉이나 귀이개로 무리하게 깊이 외이도를 파거나 다른 사람이 있는 근처에서 조작하다가 부딪히지 않게 주의한다. 귀지가 체질적으로 심하게 생기는 경우라면 정기적으로 이비인후과에 방문하여 귀지를 제거한다. 코감기 증상이 있을 때 코를 너무 과도하게 힘껏 풀지 않는다. 안용휘 교수는 "고막천공 시에 코를 세게 풀면 귀로 공기가 새면서 고막이 붙지 않거나 콧속 분비물이 귓속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귀에서 진물이 나거나 청력저하 등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11/202002110259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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