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간의 해독과 변비에 좋은 올리브유

해피y 2017. 3. 2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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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유

생들기름보다 어쩌면 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기름은 올리브유다. 한식 요리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아서 맛과 향이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올리브유는 필수지방산이 풍부하다는 점에서는 크게는 같이 봐도 된다. 다만 생들기름은 필수지방산 중 오메가-3, 올리브유는 필수지방산 중 오메가-9이 풍부하다. 그래서 간의 해독 작용, 변비에 더 효과적이다. 

올리브유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압착해서 짠 올리브유인 샐러드용과 정제해서 만든 조리용 올리브유가 있다. 올리브를 수확해서 바로 압착해 수분과 기름을 분리해서 만드는 것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라고 한다. 올리브 열매를 따는 순간 열매는 산화를 시작하기 때문에 수확 후 바로 만들어진다. 이때 산화 정도에 따라 산도를 표시하는데, 한마디로 기름의 신선한 정도를 뜻한다. 0.8~1% 미만의 산도를 가진 올리브유를 엑스트라버진으로 표시한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도 산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올리브유는 보통 0.3 정도의 산도를 가지고 있다. 수입산 올리브유 중에 한글 라벨에는 산도가 표시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영문 라벨에 산도가 나와 있으니 참고한다. 올리브유는 햇볕을 충분히 많이 받은 올리브로 만든 것을 최상으로 친다. 주요 생산지는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이다. 

생들기름과 올리브유는 필수지방산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시 나뉘어진다. 사실 가격도 올리브유가 더 싸고 큰 마트에 가면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익숙하지 않은 알싸한 향미가 처음에는 친해지기 힘들 수 있다. 올리브유에는 간의 해독을 도와주는 효능이 있어서, 실제로 변비가 있는 사람들에게 올리브유를 추천한다. 장이 무력화된 변비를 제외하고는 변비에 효과가 좋다. 

변비는 위산이 중화되지 않은 채 장으로 내려와서 장 내 산도(ph)를 엉망으로 만듦으로써 생긴다. 이렇게 장 내 환경이 안 좋아지면 유익균의 활동이 줄어들면서 장 운동에 문제가 생겨, 장이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으면서 몸 속에 쌓인 음식물에서 가스가 발생하거나 변비가 생긴다. 올리브유는 위산을 중화시켜서 장 내 유익균이 잘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변비에 식이섬유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장 내 환경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식이섬유와 동시에 필수지방산이 꼭 필요하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욕심을 내서 올리브유를 한번에 많이 먹으면 복통과 위경련, 설사가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처음에는 티스푼으로 반 수저로 시작하여 점차 양을 늘린다. 올리브유를 소화시키는 소화액이 잘 나오기 시작하면 복통과 설사는 없어진다. 이때는 양을 점점 올려 밥 수저로 2~3큰술까지 올린다. 처음에는 단독으로 마시기보다는 샐러드에 뿌려 먹는 것을 권장한다.

올리브유의 건강한 보관과 요리법

올리브유는 녹색이 도는 기름이다. 엽록소 때문에 녹색을 띠는데 이 엽록소는 빛을 모으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올리브유는 빛과 산소, 열에 의해 산패되기 쉬우므로 반드시 차광되는 유리병에 든 것을 선택한다. 또한, 빛이 없고 서늘한 곳에 실온 보관한다. 생들기름과 달리 항산화 성분이 더 들어 있어 신선하게 유지하는 기간이 더 길다. 개봉 후 서늘한 곳에서 4~5개월까지 가능하다. 그래서 올리브유를 살 때 대용량 대신 작은 병에 든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오래되어 다시 먹을 때 기름에서 쩐내가 난다면 산패된 기름이므로 약으로 사용할 수 없다. 

올리브유가 좋다고 하니까 달걀 프라이를 할 때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식물성 필수지방산은 열에 아주 약하기 때문에 가열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짤 때 ‘콜드 프레스’라고 해서 27도 이하에서 저온 압착한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역시 생으로 먹어야 몸에서 약으로 작용한다.

올리브유 다이어트의 진실

모 잡지에서 모델들이 다이어트할 때 소주잔으로 반 잔 이상씩 올리브유를 마신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올리브유를 먹으면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되어 똥배가 사라지는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올리브유를 잘 쓰면 체지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비유하자면, 화장을 지울 때 오일로 지워내듯 뱃살이라는 지방을 녹여 내려면 좋은 기름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좋은 지방은 나쁜 지방을 청소하는 역할을 해 주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로 사용하는 올리브유는 반드시 탄수화물을 제한한다는 가정하에 소량씩 먹으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피부가 좋아하는 올리브유 
겨울철에 피부가 퍼석하고 건조해지거나 여름철 에어컨 바람으로 푸석할 때 올리브유로 마사지하면, 피부에 윤기도 나고 촉촉한 피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올리브유를 손바닥에 넉넉히 부은 후, 10분 정도 계속 마사지하면 10분 쯤 지나서 손에 각질이나 뾰루지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까실까실한 것들이 만져진다. 그때 따뜻한 타월로 닦아 내고 보습제를 바른 후 아침에 일어나면 피부가 촉촉해진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의 맛있는 활용

올리브유는 고유한 향 때문에 처음에 먹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냥 약처럼 생각하고 꾹 참고 한 수저 삼키는 사람도 있고, 너무 느끼해서 구역질하는 사람도 있다. 생들기름은 한식과 잘 어울려 활용 방법을 많이 알지만, 올리브유는 그 쓰임새가 한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의외로 올리브를 요리에 가미해서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다. 

나는 토마토를 숭덩숭덩 썰어서 전자레인지에 2분 정도 뚜껑을 덮고 돌린다. 뚜껑이 없으면 토마토가 약간 마르기 때문에 뚜껑을 꼭 덮는다. 그리고 뚜껑을 덮은 채로 그대로 두어 여열로 조금 더 익히다가 식탁에 내기 전에 올리브유를 뿌린다(올리브유를 전자레인지에 같이 가열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 딱히 먹을 만한 채소가 없을 때 샐러드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또한, 토마토 즙과 올리브유가 어우러지면 올리브유를 먹기도 수월하다. 

내가 토마토를 자주 먹는 것을 알고 환자분들이 가끔씩 토마토를 한 상자씩 선물해 주는데, 한의원 식구들과 같이 아침밥 대신 토마토를 익혀서 생들기름이나 올리브유를 뿌려서 먹는다. 생들기름을 뿌리면 맛이 이상할 것 같지만 사실 올리브유보다 맛이 좋다. 나도 처음에는 이상할 거라는 편견 때문에 올리브유만 고집했다. 그런데 우연히 올리브유가 떨어져서 생들기름으로 시도해 봤더니 고소한 맛이 나서 은근히 잘 어울렸다. 하지만 변비 해소용으로 먹을 거라면 생들기름보다는 올리브유를 추천한다. 

위산이 많이 나오는 사람들 중, 토마토를 먹으면 속이 쓰린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위 방법에서 설탕을 조금 뿌려 주면 속이 쓰린 증상이 없어진다. 그래도 속이 좀 쓰리다면 토마토 껍질을 벗기거나 씨앗을 제거하면 된다. 여기서 환자들이 “올리브유를 약처럼 먹고 싶은데 그 맛 때문에 먹기 힘들다. 과즙을 내어 올리브유를 섞어 먹어도 되나요?”라고 많이 묻는다. 

과일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입가심 정도만 하는 것이 좋다. 과당이라는 탄수화물이 포도당 수치를 급격히 올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일을 갈거나 즙을 내어 마시면 흡수 속도가 더 빨라지고, 먹는 양이 많아져 추천하지 않는다. 

올리브유를 토마토나 채소 즙에 섞어 먹거나 김을 밥에 싸 먹을 때 먹는 간장에 참기름 대신 올리브유를 섞어도 좋다. 맛이 이상할 것 같지만 간장 맛에 약간의 향이 있는 정도이다. 내가 프랑스 퓨전 요리집에 갔다가 보고 따라 해 본 방법이다. 

샐러드 드레싱으로 소금과 올리브유만 뿌려서 먹거나, 좋은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유의 조합도 훌륭하다. 다만, 발사믹 식초는 가짜가 있으므로 좋은 것으로 골라야 한다.